올드보이 - 신화로의 여행.
일단, 이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는 영화를 만든 박찬욱감독이란 생각입니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만들어 대중들에게 알려진 감독이 되었습니다.
그는 교육자 집안에서 자랐고 절실한 카톡릭신자인 가풍에 따라 교육받았습니다.
한때, 내가 몸담었던 회사에서 작업했기에 얼굴을 대면할 기회가 잦았고 회사선배들로 부터
전설같은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판이라는 곳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그는 일부일처제 신봉자이기에 여배우와의 어떤 염문도 남기지 않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신부가 될까 고민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만들고 싶은 영화는 흡혈귀 이야기.
신부가 흡혈귀가 된다는.....,
또한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 미선이 효순이 사건때는 미대사관앞에서 삭발시위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올드보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년에 만든 [복수는 나의것]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복수라는 소재로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전부인거 같지만
실상, 이건 시작해 불과한 것이다.
[복수는 나의것]에 나오는 관계를 가지고 신화적으로 더 나아간 것이 [올드보이]죠.
누나와 남동생의 관계. 아버지와 딸의 설정 등.
혹시 [올드보이]는 보았는 데 [복수는 나의것]을 보지 못하셨다면 당장 비디오가게에 달려가 빌려 보길 권합니다.
그럼, 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정도 풀릴 것 입니다.
게다가 영화적 표현은 어떠한가? 마치 동전의 양면을 보여주듯 상이하다.
박찬욱감독은 송강호를 주인공으로 한 [복수는 나의것]을 차갑게 보여준다면
최민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올드보이]에서는 뜨거운 것을 보여 줍니다.
보너스 트랙처럼 두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작년에 개봉해 흥행에서는 [집으로...]에 참패했지만 이 영화는 걸작이라고 생각됩니다.
계급간의 갈등을 영화적으로 풀어내고 있는데 보고 있자면 소름이 들 정도입니다.
잔혹한 표현으로 관객들에게는 엽기영화로 기억되겠지만 박찬욱감독의 영화적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영화.
영화업에 종사하는 사람들한테는 적잖은 충격을 안겨 주기도 했습니다.
이보다 더 잘 만든 한국영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올들보이]는 금기를 소재로 하여 윤리적, 도덕적으로 절대로 안되는 상황을 보여준 것이라고 한다면
비유가 거칠기는 하겠지만 아름다운 누드화를 보고 당신은 음화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은 이 영화를 본 게 아니고 그저 자극적인 부분만 기억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디푸스 신화]에 대해서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이해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솔직히 저는 [올드보이]를 잘 모릅니다.
박찬욱감독의 사유가 너무 넓고 깊어서 한낱 범인에 불관한 저는 따라잡기 너무 힘든거 같습니다.
감독이 1년간 고민해서 만든 영화를 2시간 동안 보고 다 안다는 건 어불성설 처럼 느껴집니다.
[올드보이]는 이 지구라는 행성에 기거하는 인간들 중에서 가장 불행한 한 사나이의 모험담 이였습니다.
우리는 가끔 이런말을 합니다.
"장난으로 던진 돌맹이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아무 생각없이 무심코 말 한 덕택에 와이프를 잃고 게다가 살인범으로 몰린 것도 부족해 15년이라는 세월을 갖혀 살게 되죠!
그런데, 정말 한심하고 불쌍하게 느껴지는 건 오대수[최민식]는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전혀 모르는 거에요!!
복수하겠다고 날 뛰어 보지만 실상은 이유진[유지태]이 쳐 놓은 덧에 빠져 허우적 댈 뿐이죠.
박찬욱감독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모래알이든 바위 조각이든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예요"
이 영화는 제게 비딱하게 생각하기를 알려줍니다. 이유진이 오대수에게 말하지요.
왜 가두었냐고가 중요한게 아니고 15년 후에 풀어주었을까가 문제라고...
[올드보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다시한번 꼽씹어 봐야 할 말인 거 같아요!
근친상간을 소재로 사용한 건이 중요한 게 아니고 보잘 것 없고
초라한 한 인간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라고 하는 거 같네요.
일단 성경말씀 한 구절
"노루가 사냥군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새가 그물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스스로 구원하라"
재미있는 사실한가지! [올드보이]에서는 잠언 6장 4절이라고 나오는 데 실제로는 6장 5절이더라구요.
이 부분에서도 의문이 들지만 아직까지 그걸 파기에는 제 능력부족이네요.
고해성사를 먼저 할께요.
저는 영화를 사랑합니다.
영화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어서죠.
제가 좋아하는 영화는 생각하게 해 주는 영화들이에요.
같은 영화를 함께 보더라도 보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보기 때문에
설사 극장에서 손 잡고 영화를 함께 보더라도 둘이 똑같은 걸 보는 것 같지는 않아요.
게다가 처음 볼 때 다르고 2번째 볼 때는 또 다른 걸 느끼게 해 주는, 반복해서 보아도 지겹지 않은 영화도 있어요.
[올드보이]가 제게는 그런 영화입니다.
영화라는 큰 창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감히, 이런 제안을 드립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의도를 모르겠으면 곰곰히 한 번 생각하길 권합니다.
그래도 의문이 안 풀리면 다시한번 영화를 봐 보세요! 아마 영화가 다르게 보일것 입니다.
영화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움은 이런거에요.
사람들은 책이나 음악, 미술, 건축을 접할때는 함부로 말하지 못하죠!
모르겠어, 어려워 등의 말을 일삼죠. 영화를 접할때도 그런 겸손한 자세를 .....,
[올드보이]에 표현된 근친상간으로 인해서 여러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거 같아요!
다시 한번 영화를 보면서 왜 근친상간이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왜 담은 것일까?
카톡릭신자인 박찬욱감독은 상상도하지 말라고 하면서 [올드보이]를 만든 거 같습니다.
남매간의 사랑과 부녀간의 사랑을 보여줘 놓고 그들을 응징해 버리죠.
서로 사랑하는 누나와 남동생은 스스로 생을 마감해 버리고
아버지는 스스로 혀를 자른 체 악몽에 시달리면서 기억을 지워보려 하지만 그것마저 용서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인과응보를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이 세계관에 동조하지 않아서인지 이 결과론은 끔직하게 다가옵니다.
남매간에 사랑하는 게 죄인가요...
사람이 만들어 놓은 관습, 규범, 윤리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같습니다.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복수하는 걸 보면 그렇게 심한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들 하죠!
한데, 실상은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행하는 복수는 세상 사람들에게 하는 복수인 거 같아요!
- 누나와의 사랑을 인정않는 세상에 대해 -
이우진은 상록고 모두에게 복수 하고 싶었겟지만 그 일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후,
그 시작이 누구였나를 추적하여 치밀한 계획으로 완벽하게 성사시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그리 심한 복수가 아닌 거 같습니다.
이우진이 하는 말을 적어 보고 싶네요.
"말 한마디에 임신하고 말 한마디에 사랑에 빠지고.... "
영화를 다시한번 보았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는데 불현듯 오대수는 기억을 잃어 버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눈 밭에 찍힌 발자국을 보여주는 장면을 보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지옥같은 이 세상을 꾸역 꾸역 버티면서 살아야 합니다.
박찬욱감독은 이 세상을 지옥같다고 느끼고 표현한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