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을 가다

중경삼림

극장주의자 2008. 3. 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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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거리
이야기는 두 개로 구성된다. 두 이야기의 남자 주인공들은 모두 실연한 경찰. 그리고 둘다 실연의 아픔을 잊게하는 독특한 방법을 가지고 있다. 사복경찰 금성무는 도시를 있는 힘껏 달리고, 양조위는 자신의 집에서 그의 소유물(곰인형, 금붕어, 비누, 젖은 옷)에 대고 계속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5월 1일은 금성무의 ...
영화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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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내 인생의 영화 [중경삼림]을 또 보았다.

지난 크리스 마스 이브 날에도 광화문을 찾아 혼자 보았었다.

23일 일요일 함께 보기로 했던 그녀와의 약속이 펑크나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시 보고 싶기에.....,

 

95년 서울 개봉한 [중경삼림]을 극장에서 여러 번 보았었고

2005년 호주 멜번에서도 볼 수 있었다.

10여년 동안 극장에서 계속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다행이다.

집에 DVD 타이틀을 소유하고 있어 가끔 본 것까지 계산하면 몇 번을 보았는지 모른다.

그래도 여전히 흥겹고 안타까운 마음이 전해져 좋다.

내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영화가 더 풍성하게 보일 뿐 아니라

나의 상황에 맞춰서 보는 게 달라짐을 느낀다.

이번에는 영화의 엔딩 부분에 왕정문과 양조위의 대사가 인상적이였다.

캘리포니아 드림을 틀어 주는 양조위에게 왕정문이 묻는다.

 

"언제분터 이 노래 좋아했어요?"

"익숙해져서.."

 

연애에 있어서, 아니 이성과의 관계에 있어서 저 상태가 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

조급하고 여유로이 기다려 주지 못 하는 내 한계를 잘 알기에 저 대화가 아름답게 다가온 거 같다. ㅋ

 

2002년 홍콩 여행을 감행한 배경에는 왕가위 영화들의 배경이 넘 궁금해서 였다.

영화의 주요 배경인 '미드나잇 익스 프레스' 가 있던 란꽈이 펑 지역에 찾아가 보았을 정도다.

시간이 많이 흘러 영화 촬영 당시를 느낄 수 없었지만 모퉁이 길가에 한 참 동안 서서

그 공기를 느껴 보았다.

청킹 맨션에 묵으면서 수 많은 인도인과 마주치기도 했고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면서 양조위의 집을 찾겠다고 주변을 살펴 보기도 했다.

이런 기억들이 있기에 [중경삼림]은 영화 그 이상의 기억으로 내게 다가오는 거 같다.

 

1년 후배인 그녀와 이 영화를 같이 본 적은 없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중경삼림] 하면 어렴풋이 그녀 생각이 나곤 한다.

아마도 왕가위 영화에 대해서 아는 척 하던 그 당시의 내 구라가 그녀에게 통해서 인 걸까??

 

음악 C.D 를 반복해서 듣듯이

내게 왕가위감독 영화는 그런 행위와 비슷한 거 같다.

[아비정전]이 개봉하기 전에 다시한번 극장을 찾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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