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남한산성 - 김 훈

극장주의자 2008. 8. 8. 09:05
반응형

 

남한산성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훈 (학고재, 2008년)
상세보기

2007년 두 이야기가 궁금했다.

공지영님의 [즐거운 나의 집] 과 김훈님의 [남한산성] 이제 한 권만 남은 셈이 되었다.

 

생일을 맞아 후배에게 강탈(!)했다 ㅋ

 

삶은 치욕을 견디는 나날이라고 하네요.

책에서...호홋

읽는 동안 마음이 무거워진다면

돌아오는 겨울 눈 내리는 날에 남한산성 함 올라보아요 ^^ 은아

 

이 메모의 예상과 딱 맞아 떨어지는 독후감이다.

 

 

세상은 되어지는 대로 되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옵니다.....,

 

아, 이 무서운 현실이라니,,,

말을 가지고 해 낼수 있는 게 많지 않지만 위와 같은 문장은 섬짓하리 만큼 가슴을 후벼 봤다.

 

새어 나오려는 말을 겨우 감추었다.

 

김훈님은 소설 속에서 이런 어투를 여러 번 사용 했다.

모든 언어가 발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내 목에두 체가 있어서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으로 삭이는 말들이 많아 졌으면 좋겠다.

한 번 내어진 말은 다시 도로 담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말이 부메랑이 되어 내게로 돌아 오는 게 무서운 나날이다.

 

 

사물은 몸에 깃들고 마음은 일에 깃든다.

마음은 몸의 터전이고 몸은 마음의 집이니, 일과 몸과 마음은 더불어 사귀며 다투지 않는다.

 

위 문장처럼 자기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장인이라고 부르는 거 같다.

자기가 하는 일과 본인의 마음과 육체가 하나가 되어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일이야 말로 모든 이들이 꿈꾸는 행복한 삶

그 자체가 아닌가 싶다.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는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치욕은 죽음보다 가벼운 것이옵니다.

 

비루한 삶을 표현하는 문장들로 하여금

우리의 생활을 뒤돌아 보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김훈님의 글쓰기 목표인 것 같아 보일 지경이다. ㅋ

 

 

부수기보다는 스스로 부서져야 새로워질 수 있겠구나.....,

 

치열하게 스스로와 대면해 이루어 내야 한다는 점에서 변한 다는 건 처절한 고통의 댓가가 아닐 수 없다.

 

 

삶은 훔칠 수는 없고 거저 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살면서 내가 지불해야 할 댓가들을 생각해 본다.

노동, 눈물, 땀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인조 반정으로 광해군을 폐하고 왕위에 오른 능양군(인조)이 병자호란으로 남한산성에 피신해 들어갔다가 항복하고 성에서 나오는

그 기간 동안의 사건을 팩션으로 다루었다.

화친을 주장하는 최명길과 명분을 앞세워 끝까지 싸우길 권하는 김상헌

그리고 그 땅에서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조상들의 이야기를 처연하게 풀어 놓았다.

청의 사신으로 조국(!)에 돌아오는 정명수마저 매력적인 인물로 묘사해 매국노 라는 선입견마저 날려 버린다.

 

김훈님은 역사를 통해서 새 시대를 살아 보자고 권하는 이야기꾼이다.

한미 FTA의 무성한 이야기들 속에서 병조호란의 역사를 끌어 들여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야 하는 거라고 말 하는 듯하다.

 

 

p.s :  눈 내리는 겨울 날 후배와 남한 산성에 올라 봐야 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