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가위 감독이 영화동지 장숙평 편집자겸 미술감독을 데리고 미국에서 영화를 찍었다.
작년 깐느 영화제 오프닝작으로 선정되어 화려하게 세상에 첫 발들 내 딛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음악을 바꾸고 편집을 다시 해 현재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94분 버전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촬영은 [세븐]으로 유명한 다리우스 콘지가 맡았고
[클로저]의 주드로 와 나탈리 포트만이 출연했다.
어떤 영화로 완성되었을까 궁금해 안달이 날 지경에 이르렀다.
이 영화의 개봉 날짜가 3월 6일로 잡혔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손 꼽아 그 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심지어 3월 5일 저녁에 먼저 개봉하지 않을까 인터넷 서핑을 할 만큼.
평론가들의 악평과 왕가위영화를 좋아한 친구들의 불만의 와중에서도
내게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매력적인 영화로 각인 되었다.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타락천사]의 주인공들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거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다름에는 주목하지 않는 거 같다.
마치 [중경삼림] 이후에 나온 [타락천사]를 보고 동어 반복이라고 했던 그들이
[화양연화]의 뒷면 같은 [2046]을 보고 실망한 것처럼 말이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가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실패작은 아니라는 거다.
당장이라도 노트를 꺼내 적어두고 싶은 대사들로 가득하다
이동진 평론가의 위의 문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쩌면 난,
노라 존슨의 목소리를 타고 흐르는 사랑의 잠언들을 듣고 싶어
극장의 문을 계속 여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랑에 집착하는 경찰관 어니(데이빗 스트라탄)의 사연에 감정 이입 된 나와 마주친다.
알고 있지만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 있다.
어니가 음주 운전 후 사고로 위장(!)하여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안타깝다.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자신이 되기 위해 도시를 벗어나
먼 길을 떠나는 엘리자베스(노라 존스).
화려한 도시의 뒷 골목을 전전하는 실연 받은 사람들의 마음과는 같은 사막의 풍경은
이 영화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이미지인 거 같다.
p.s : 주드로의 옛 연인으로 잠시 나오는 여인은 [The Greatest] 을 부른 가수 Cat power.
이 영화를 통해 그녀의 목소리를 처음 들어 보았지만 매력에 흠뻑 젖어 있는 상태임.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