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국영 추모 5주년을 맞아 [아비정전]이 재개봉 되었다.
왕가위 감독 영화들은 내게 추억이 많아 과거를 기억하게 만들어 준다.
[아비정전]
1990년 12월 크리스 마스 특선으로 중앙극장에 개봉 되던 당시 난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당시 최진실을 좋아하게 되면서 그녀가 출연하는 영화들을 극장에서 보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보충 수업 쉬는 시간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당황한 내 친구와 이야기 했던 게 어렴풋이 기억난다.
1997년 제 2회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아비정전]을 필름으로 처음 접했었다.
내가 적잖이 놀랬던 건
화질 좋지 않은 비디오로 보았던 이미지와는 달리 굉장히 밝게 찍힌 화면들 때문이였다.
아비(장국영)과 수리(장만옥)이 처음 만나는 체육관 매점 장면이 특히 그러했다.
지난 4월 1일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에서 영화를 다시 보고 난 후
천천히 광화문 사거리에서 햇살을 맞으며 묘한 기분에 사로 잡혔던 그 기운을 떠 올려 본다.
유덕화가 공중 전화기 앞에서 장만옥을 기다리던 그 장소를 2002년 직접 찾아가 보았었다.
물론, 공중 전화기는 그 곳에 없었다.
하지만 언덕길에 서서 [아비정전]을 떠 올리며 비가 오길 한 없이 기다리며
그 곳에서 보냈던 시간을 난 잊지 않고 있다.
아비를 낳아 준 엄마와 길러 준 엄마와의 관계를 놓고
아비를 홍콩으로 비유하며 중국과 영국의 알레 고리로 읽어서 해석하려는 시도로
친구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었다.
왕가위 감독은 부인하면서도 일부러 그렇게 해석해도 문제가 없게 영화를 꾸며 놓는 재기를 발휘한
게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