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년 여름, 연애 소설에 목말라 하던 중에 선배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다시 이 책을 손에 쥐었다.
2004년, 그녀가 내게 싸이에 떠 돌고 있는 이 글을 읽어 보라고 한 기억을 떠 올리며,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건_
한 침대에서 잘 수 있다는것은..
한 침대에서 섹스를 할 수 있단 것과 다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침대에서 잔다는 것은 섹스만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한 침대에서 밤에 같이 잠이 든다는 것은
그 사람의 코고는 소리..이불을 내젓는 습성..이가는 소리..단내나는 입등..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 외에도,
그 모습마저 사랑스럽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 중간 생략 -
남자는 여자의 화장 안한 얼굴이
얼마나 큰 상상력을 요하는지 알지 못할 것이며
여자는 남자가 얼마나 씻기 싫어하고 게으르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항상...잘 차려진 모습으로 만나며..
섹스는...그들만의 합의된 축제이다.
그러므로,
한 침대에서 잘 수 있다는 것은
한 침대에서 섹스를 할 수 있단 것과 다르다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中에서
이 책을 다시 읽어봐도 위와 같은 구절이 나오지 않는 거 같다.
"여자와 잔다는 것과
여자와 잠든다는 것은 두 가지 상이한 열정일 뿐만 아니라
정반대의 열정이야.
사랑은 성교 행위의 욕구에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이 욕구는 무수한 여자에게 해당된다),
공동의 수면 욕구에서 표명된다(이 욕구는 오직 한 여자에게만 해당된다)."
이렇게 표현한 글을 읽고 누군가 자신의 감정을 극대화 해 정리한 듯하다.
내게 '트로피칼 패션 라떼' 의 맛을 알게 해 준 홍대 커피빈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예전에 정말 읽었던 거 맞아 라고 의심하면서 흥미있게 책장을 넘겼다.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을 존중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잠언류의 좋은 말들이
책을 읽는 내내 수긍하게 해 준다.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그럴수 밖에 없는 우연에 우연의 우연이 겹쳐진다는 .....,
단 한 번의 선택에 의해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볍지만 결코 깃털같지 않은
삶의 무거움을 알게 되었다고 하면 오만이겠지.
포스트 모더니즘.
작가가 이야기임을 드러내 놓고 그들의 모습을 구술하는 방식탓에 머리 속으로 자꾸 더듬어 보며 읽어야 했던
삶의 거짓말.
힘들게 읽었지만 연애를 시작하기 전 다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중한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