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깐느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으면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911]을 보았다.
개봉하면 뛰어가서 볼 것 같은 호들갑을 떨었는데 실제로는 한 달 뒤에 본 것이다
- 영화는 7월 23일 개봉했다 -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환상들이 마이클 무어의 영화들을 보면서 다 깨어지는 거 같다.
군대에 입대하는 미국인들은 가난한 집안의 청년들로 대학에 가서 공부하려고
목숨을 건 인생승부를 하는 거 라고 주장한다.
CNN 뉴스와 게임에 익숙한 영상세대들은 - 나를 포함-전쟁의 실상을 걸 잘 알지 못한다.
마이클 무어감독의 특유의 지르기###
미국 국회의원들에게 자식들을 군대에 보낼 생각 없냐고 묻고 다니다.
그런 마이클 무어 감독을 국회의원들이 피해 다니더라.
국익을 위해서 이라크에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국의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을 찾아가서
나도 마이클 무어 흉내를 내고 싶어지더라^^
무관심, 이 보다 더 무서운 건 없다.
언론매체들이 알려주는 게 모두 다 맞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쉽게 그걸 믿고 만다.
[화씨 911]을 보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걸 알았다.
충격적인 사실은 빈 라덴 가문과 부시 가문의 긴 역사를 재조명 해 준다.
뉴욕에 살던 빈 라덴 가문의 사람들이 아무 조사도 받지 않고 사우디 아라비아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기가 막힐 지경이다.
그러면서, 엄하게 이란의 영화감독인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입국을 거절했다.
미국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이클 무어를 보면서 그가 존경스럽기도 하지만
훌륭한[!] 미국을 건설하려는 것 같아 무섭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극대화 시키는 장면은
2001년 9월 11일 World Trade Center 사건을 재구성함하는 데 있다.
직접 보여주는 게 아니고 검은 화면에 소리만 들려 준다.
끝까지 마이클 무어 감독은 무너진 건물을 보여주지 않고 주변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을 바라보면서
경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건 미국인이라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이미지일 것이다.
미국에서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국내 멀티 플렉스를 비롯해 지방에도 개봉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
세상에는 좋은 영화가 그리 많지 않다.
특히나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들은 더더욱 그러한 거 같다.
p.s : [식코]를 기대하며 마이클 무어 감독의 전작 영화평을 꺼내 본다.

